나는 시장통의 허름한 선술집 같은 분위기를 좋아한다.
적당히 시끌벅적하고 사람의 어울림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런 곳에서 간단히 즐기는 막걸리 한잔.
내가 사는 동네에는 손님이 직접 부쳐먹는 빈대떡 집이 있다.
녹두 빈대떡을 주문하면 무쇠 팬과 갈은 녹두반죽 그리고 돼지기름등을 가져다 준다.
그럼 손님이 직접 부쳐 먹는다.
번거로운 이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을 지질 때 나오는 소리와 향기를 같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본인이 직접 부치는 전이 전문가가 부쳐주는 전보다 맛있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더 맛있게 느껴진다.
탄산음료의 캔을 딸 때 소리가 없다면 시원한 맛이 덜할 것이다.
맥주를 따랐을 때 시원하게 올라오는 거품의 소리는 술 마실 맛을 나게 한다.
주방에는 칼과 도마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야 한다.
시끄러운 아이들의 소리는 잔칫집에서는 제 맛을 준다.
이른바 감성 소음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소음이 증가할수록 음식의 맛을 사람들이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실험에서 사람들은 소리가 커질수록 단맛이나 짠맛을 느끼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의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소음이 많은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를 뒷받침한다.
통상적으로 조용한 가정집의 음식보다 시끌시끌한 식당의 음식이 단맛이나 짠맛이 강할 수밖에 없다.
맛이 강하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느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두 가지 결과가 상반되는 것 같지만 단순하게 소음이라 표현하지 말고, 적당한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전자의 결과가 나올 것이고, 과도한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후자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소음과 맛...
사실은 이렇게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리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는 ‘적당한’ 과 ‘과도한’ 이라는 두 단어의 차이다.
어떤 일이나 마찬가지로 적당히...
참 어려운 말이다...
적당히..
‘적당히’가 어려우면 무엇이든 과도하지 않게...
삶의 맛을 살려줄 ‘적당히’의 나만의 기준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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