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군평선이...

돈마니해피4 2022. 5. 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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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릴적 맛있게 먹은 음식이 있을 것이다.
어머니를 기억하게 하는 음식이 있을 것이고, 자주 먹지는 않았지만 맛있게 먹은 특별한 음식이 있을 것이다.
오늘은 이 특별한 음식 얘기로 시작할까 한다.

내 어렸을 적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닌 특별한 시기에 먹었던 음식인데, 내 뇌리에 남는 음식은 세가지 정도이다.

우선은 초등학교 2학년에 먹었던 송이버섯이다.
그 때 부모님은 직장이 있는 봉화에 사셨고, 나는 서울 집에서 할머니와 살고 있었다.
부모님이 할머니 드릴려고 작은 자루로 반 자루 정도의 버섯을 가져다주신 적이 있다.
그 당시엔 이름도 모르는 버섯인데 향이 좋았고 씹는 식감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모든 버섯이 이렇게 맛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다음에 먹은 버섯에서는 이런 맛이 나지 않았다.
나중에 커서 물어보니 송이 버섯이었다.
몇 해 전까지는 맛보기 위해 가끔 사먹었으나 가성비가 안 맞아 안 먹어본지 꽤 됐다.

그리고 또 하나는 ‘도루묵’이라는 생선이다.
이것도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에 집에서 조림으로 해줘서 먹었는데, 생선이 부드럽고 담백하고, 빼도 부드러워 그냥 씹어 먹어도 되는 신기한 음식이었다.
도루묵도 제철이 있는 생선이라 다음해까지 어린아이가 기억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강릉에서 먹었을 때, 그 어린시절의 맛이 다시 생각나서 아내님에게 신나서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할 음식이 이 글의 제목이다.
금풍생이...
표준어가 ‘군평선이’ 란다.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軍)의 관기였던 ‘평선이’가 이순신 장군께 대접하였고 장군이 맛있게 먹었던 고기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여수와 고흥이 주산지로 전남에서는 흔히 '딱돔', '샛서방고기', '금풍생이'로 통용되고 있다. 잔가시가 없어 발라먹기 쉬운 생선이긴 하나, 원체 뼈가 단단하고 살집도 많지는 않아서 구워 먹을 때 손으로 들고 먹어야 제대로 먹은 느낌이 난다고 한다. - 나무 위키 -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어린 시절 할머님과 같이 살았다.
그래서 할머님을 뵙기 위해 오는 친척들이 상당히 많았다.
사실 서울에 사는 가족중에 가장 어른이시기도 했고, 그 당시 서울로 볼일 보러 오시는 친척들의 하루 밤 기거하기에 조건이 좋은 집이기도 했다.
어쨌든 오시는 친척들이 가끔 사가지고 오는 것 중에 금풍생이가 있었다.
그 당시에도 상당히 고급 생선 취급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가끔 먹어본 고기는 다른 생선과는 다르게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정확한 맛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일 맛있게 먹은 생선이었다.
다만 수확량이 적어지면서 우리집까지 올 생선이 없어서 인지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먹지 못했다...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 놓는 이유는...
얼마 후에 지인들과 여수 여행이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저녁 정보 프로그램에서 여수와 고흥쪽을 다뤄서 아내님은 우리가 가려고 하는데 방송보고 사람들 많이 오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미 여행은 시작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여행을 가서 즐기는 것보다 그 여행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이미 여행의 시작인거 같다.

여수를 몇 번 가기는 했는데 가서 한번도 금풍생이를 먹어보지 못했다.
여수에 유명한 음식이 너무 많아서 순서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이번엔 좋은 사람들과 여수에서만 나오는 생선인 금풍생이와 대표음식인 서대회무침을 먹고 와야겠다.
나의 여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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