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휴일, 커피, 창 밖 풍경, 그리고 빨래 건조대

돈마니해피4 2022. 4. 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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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커피, 창 밖 풍경, 그리고 빨래 건조대

우리 집은 지은 지 얼마 안 된 비교적 신축 아파트이다. 요즈음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우리 집도 베란다를 확장했다.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가 거의 그렇듯이 베란다가 확장된.. 그래서 유리 밖은 바로 바깥이라 바깥 모습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우리 집은 운 좋게 남향에 맨 앞 동이다. 층수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 나름 전망이 좀 나온다. 멀리 산이 보이고 가까이엔 도로와 공원이 보인다. 그래서 출근을 않고 쉬는 날, 특별히 할일이 없으면 커피 한 잔을 식탁에 올려놓고 넋 놓고 베란다 창을 통해 먼 산을 본다. 가끔은 계절을 느끼며, 멀리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른한 오후를 즐겨본다. 
오늘도 이렇게 창을 바라본다. 그러다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거실 창 앞에 놓여진 빨래 건조대가 눈에 들어왔다... 전에 말한 불쌍한 키 작은 나무가 곁에 굳건히(?) 서있다.

그 건조대에는 바람이 불면 날아 갈 듯 가벼운 면 티 세장이 나란히 걸려있다. 아마 이번에 잠시 들른 아들놈의 것 인거 같다. 그 면 티를 빨고 널면서 투덜대는 아내님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이놈의 자식 빨래는 왜 이리 냄새가 나는지.. 빨아도 냄새가 나는 거 같네..아들 가끔 빨래는 하니?”... 아마 이 모습이 빨래를 널 때 모습이리라...

이런 상상을 하며 다시 한 번 빨래 건조대로 눈을 돌려 본다. 
철로 만든 다리위에 날개를 펼치고 그 위에 올라가 있는 면 티 세장....
갑자기 내 현실이 그 빨래 건조대에 투영된다.

이제 어느새 훌쩍 커버려 내 품을 떠날 준비를 하는 아이들...
각 자 성인으로서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바쁘게들 살아간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한결 가벼워진 내 어깨를 상상하지만, 이제는 나의 존재가 작아짐을 느껴본다. 

가벼운 숨으로 커피의 열기를 날려본다....
거실에 가득 차는 커피의 향내를 맡으며, 나는 아이들과 아내에게 어떤 향으로 기억될까를 생각하며... 혼자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참으로 한가로운 봄날이고, 봄 햇살이다...

 

 

휴일 베란다 커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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