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추억의 음식... 순대볶음

돈마니해피4 2022. 8. 4. 16:40
반응형

내가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는 신림 사거리다.
그 중에서도 신림 시장 옆 조그만 골목에서 살았다.
도림천과 신림 시장 사이 어디쯤에 살았으니, 신림동 순대의 변천사는 거의 알고 있다.

내 기억에는 지금은 없어진 신림 시장은 나름 큰 시장이었다.
그 시장에는 옛날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다 있었던 거 같다.
닭을 바로 잡아주는 닭집과 이불집, 신발가게, 정육점, 미제집, 수선집, 그리고 그 시장옆에 있었던 놀부보쌈 (지금 놀부보쌈의 원조)도 있었다.
그런 시장 한 가운데 있었던 순대집들...

그 당시 순대집은 전을 부치는 넓은 철판에 그냥 순대를 기름에 볶아줬었다.
그리고 그 다음엔 볶은 순대에 초장을 뿌려주더니, 차츰 야채를 넣고 볶아주는 집이 생기더니 나중엔 쫄면도 넣어서 볶아주기 시작했다. 
신림동 순대볶음의 변천사다.
음식의 발달 과정을 보면, 위의 순대와 같이 처음의 음식에서 무엇인가가 하나씩 추가되면서 발달하는 거 같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이것저것 많이 첨가를 하면서 나름의 발전을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지식을 갖추고 사회생활을 준비하고, 사회생활의 때가 몸에 묻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인생을 알아가고 삶을 생각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아직 오십대...
아직 완성된 음식은 아닐 것이다.
순대볶음에 들깨도 넣어보고, 후추도 넣어보고, 카레도 넣어보고...
아직도 이것 저것 섞어서 맛있는 인생 후반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누구는 카레가 약간 들어간 볶음이 맛있을 수도, 또 다른 누구는 들깨가 들어간 볶음이 더 맛있을 수도...
이것 저것 넣어본 것도 많지만 아직은 완성된 맛이 아닌 완성된 맛을 찾아가는 과정이 오십대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것은 결정되었지만, 마지막 맛의 비율을 맞추기 위한 과정..
이미 각자가 요리할 재료와 양은 정해졌고 그 정해진 재료와 양에서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한 마지막 여정의 시작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미래을 위해 준비하는 것도 주어진 재료에서 최상의 맛을 찾아가기 위한 마지막 여정의 시작인 것이다.

나름 요리를 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니, 마지막 요리에 적절한 소스를 넣어 맛있는 순대볶음을 만들어 봐야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