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갑자기 나의 신혼 때 일이 생각이 났다.
‘작은 일로 사람을 너무 잡지 말자’
중국 송나라 때 재상 한기라는 사람의 일화인데
어느 늦은 밤 군영에서 일을 할 때 옆에서 불을 비추던 병사가 실수로 그의 머리털을 태우고 말았다. 어마어마하게 높은 사람의 머리털을 태웠으니 병사는 순간 새파랗게 질렸지만 한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머리를 쓱 한번 쓰다듬고 말았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장교가 병사를 크게 벌주려 하였는데 그때
“용서해주게. 이젠 촛불 드는 법을 확실히 알았을 것 아닌가.” 하며 한기가 얼른 재치있게 명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참~ 짧은 일화이지만 한기의 현명하고 인자함을 느꼈다.
이 에피소드에 갑자기 오버랩되어 떠오르는 일이 있다.
결혼하고 처음 맞는 시댁 제사에서 모든 것이 낯설고 어설프기만 나한테 시할머니의 호통이 얼마나 눈물을 쏙 빼게 만들었는지...
그 시절 난 서열이 막내였기에 작은 어머님들이 제사음식을 제기에 담으면 난 제사상에 음식을 옮기는 일을 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신 시할머니께서는 쟁반을 받치지 않고 음식이 담긴 제기를 그냥 들고 옮긴다고 호통을 치셨다.
동시에 시어른들의 시선은 다 나한테 멈춰 있었고 난 얼음이 되어 혼이 나고 있었다.
그 순간 민망함과 동시에 수치스럽고 서러운 맘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그 시절 난 결혼 전까지 유치원 교사였기에 더더욱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혼날 일이었나 싶다.
결혼하고 처음 하는 일이라 모르고 한 일인데, 호통을 치시기보다 먼저 가르쳐 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때의 시할머님도 송나라 한기처럼 나한테 대해주셨더라면 지금 이런 생각도 안 했을 텐데 말이다.
어쨌든 난 그때 일이 교훈이 되어 앞으로 내 며느리가 될 며느님한테는 송나라 한기처럼 인자고 너그러운 시어머니가 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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