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나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이발을 한다.
머리가 길어서 불편해서,,, 아니면 머리가 길어 지저분해 보여서...
이런 이유로 이발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거 같다.
내 이발의 이유는 오로지 아내님이 하라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머리가 길면 지저분해 보이고 불편하기도 하겠지만, 내가 그런 것을 느끼기 훨씬 전에 우리 아내님이 눈으로 이런 것을 느끼는 순간이 내가 이발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그게 평균적으로 한 달 정도 된다.
물론 이발을 하러 가기 전에도 조금의 투닥거림은 있다.
빨리 가서 하라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늦추려는 사람의 일상적인 투닥거림...
어찌어찌 마음먹고 미용실로 향하는 나의 뒤통수에 아내님이 말씀하신다...
“ 뒷머리 너무 올려치지 말고, 윗 머리 너무 많이 깎지 말고.....”
알았다고 건성 건성 대답하고 미용실에 가서 아내님의 말씀을 마치 신에게 계시받은 모세가 사람들에게 전하듯이, 헤어 디자이너에게 엄숙하게 전하고 눈을 감는다...
다 됐다고 어디 더 손볼 때 있느냐는 미용사의 질문에 대충 훝어 보는 척하고 괜찮다고 대답을 한다. 자세히 봐도 나는 잘 모르기에...
샴푸하고 머리 말리고 집으로 향한다.
이제 대망의 평가 시간이 남았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나 왔어”..
아내님의 반응이 바로 나온다...
‘제발 이번엔 괜찮네’라고 하기를 빌어 보지만 어김없이 들리는 말씀...
“뒷머리하고 옆머리를 왜 이리 많이 올려 쳤데... 군인 같아 보이잖아... 윗 머리는 또 왜이리 짧아... 윗 머리 주저앉아 보이게....내가 하라고 한 말 했어?”
“응 했어...”
“근데도 이래?”,,
이것이 나의 이발하는 날의 풍경이다.
나는 사실 계속 자라는 머리이기에 머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지금 이상해도 일주일 정도만 지나가면 또 봐줄 만 하기에...
우리 아내님은 내가 이발만 하면 배우 현빈이 돼서 오는 걸 기대하나 보다...
정작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은 가수 현철인데...
오늘도 우리 가족은 화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