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도 썼듯이 우리 집은 아파트 낮지 않은 층에 남향으로 맨 앞 동이다.
그래서 비교적 계절의 변화를 잘 느낄 수 있다..
봄꽃이 피고 지고, 녹음이 짙게 물들고, 낙엽이 지고, 흰 눈이 쌓이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차 한잔에 적당히 큰 창문이라는 액자를 통해 보는 그림은 다분히 매력적이다.
그 그림의 중간쯤에는 큰 사거리의 도로가 있고, 가전제품 양판점도 있다.
00 마트로 가요~~
그 곳에는 딱 한 계절을 앞서는 광고 현수막이 붙어있다..
겨울에는 봄 신학기 상품 광고가, 신학기 이후에는 에어컨 광고가 붙어있다.
계절을 앞서가는 광고를 볼 때마다,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라고 재촉당하는 느낌이다.
아직은 봄을 좀 더 즐기고 싶은데 여름을 걱정하게 만든다.
봄의 따스함이 에어컨 광고를 보는 순간에 강렬한 더위를 연상하게 해 오롯이 봄의 포근함을 느낄 수 없다.
지금 제철도 아니면서 지금이 제철인양 나오기 시작하는 비닐하우스의 참외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가서 항의라도 해볼까? ㅋㅋㅋ
그 정도로 막무가내는 아니니 혼자 투덜거리며 한번 웃고 만다.
우리는 항상 미래을 준비하는 준비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
‘개미와 베짱이’가 이런 내용을 담은 대표적인 교육동화이다.
개미와 베짱이라는 극명히 대비된 캐릭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단정적으로 교육한다.
세월을 살아보니 그 둘이 아닌 다른 캐릭터가 더 궁금해진다.
개미는 겨울만 즐긴다. 해피 엔딩인 것이다...
그러나 관점을 좀 바꿔보자...
개미는 한철 즐기고 나머지는 고생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준비를 잘한 것인가?
그 동화에는 왜 적당히 준비하고 적당히 즐기는 캐릭터가 없을까?
‘우리도 미래를 항상 준비만 하다 세월을 못 즐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적당한 준비와 적당히 즐김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아무리 준비를 완벽히 해도 변수는 항상 있다.
나에게 노후 준비는 뭘까?
금전적인 준비, 건강, 적당히 해야 할 일...
그 중에 제일은 지금부터 쭉 우리 아내님과 알콩달콩 사는 거라 생각한다.
항상 곁에서 같이 웃고 같이 즐길 동반자..
즐기는 것도 즐겨본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같이 더 즐겨보는 것...
이거야 말로 최고의 준비 아닐까?
더 즐기기 위해 사전에 필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아내님의 의중을 읽어내는 것...
난 오늘도 아내님의 눈빛을 읽은 연습을 한다..
우리 가족은 오늘도 화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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