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돈마니해피4 2022. 4. 2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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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앞에 탄천이 있어 남편과 자주 걷는다. 
그 길엔 예쁜 꽃들이 계절마다 번갈아 나타나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탄천의 청둥오리들은 꼭 부부가 함께한다. 그러다 어느 날 작은 새끼들과 함께 나타나는 날은 열심히 걷던 사람들이 모두 탄성과 함께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민물가마우지의 물고기를 잡기위한 자맥질은 넋을 놓고 보게된다. 백로와 왜가리가 날개를 펼치며 날아 오를땐 경이롭다.

내나이 중년이나 감성만은 소녀소녀하여 나무의 새순만봐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청둥오리의 새끼들을 볼때면 오구오구 소리가 절로 나는 갱년기 아줌마다.

나는 열심히 걷다가도 종종 멈춰 자연을 보고 계절을 느끼고 싶다. 
그러나 남편은 경보 선수인냥 목적지를 향해 직진만 한다. 내가 멈춰 보고있으면 어김없이 다가와 팔을 잡아끈다.
“뒤에 사람들 오잖아. 막고 있으면 안되지” 나에게는 줄 배려가 없다.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다 주어버려서…
이런 일이 있는 날은 돌아올때 서운함으로 투닥투닥 다투기도 한다. 
언제나 내가 우선이였고 나의 눈흘김과 투정도 “허허” 웃음으로 넘기던 남편이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인상을 쓰고, 웃자고 하는 말에도 기분이 상해하는걸 보면서 처음엔 황당하고 화가 났었다. “당신 변했어. 왜그래?” 라며 다그치고 똑같이 화도 내고 큰소리로 싸우기도 했다. 

나는 몇년 전부터 남편과 딸아이에게 아주 당당하게 “나, 갱년기야! “를 외쳐 댔었다. 그러니 내가 갑자기 화를 내건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하던 무조건 갱년기 탓이니 이해하는건 그대들 몫이라는 듯이…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 몫을 못하고 있는 거다. 이해를 하려고도 않고 변했다며 몰아세웠다. 
이 나이면 애 다 키워놓고 먹고 살만하면 편안해질줄 알았는데 욕심을 부리며 살지도 않는데 스트레스는 많아진다. 

이러니 남편도 나에게 쌓인게 있겠지, 
몸이 예전같지 않으니 힘들겠지, 
미래를 걱정하며 부모님도 돌봐야하니 힘들겠지. 
한 집의 가장으로 남다른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니 더 그렇겠지.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그러나 언제나 “그럴 수 있지~” 하며 이해할 확실한 자신감은 없다. 
나도 같은 갱년기를 겪고 있는 중년인지라…
그러니 여보~ 우리 같이 힘을 내서 갱년기를 헤쳐 가보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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